disqus: true
전역한 친구들이나 현역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군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 Best 2는
일 거다. (뇌피셜)
많은 시험과 (공군이라면 모를리 없는) 정치를 거쳐 입대 전 부터 쭉 바라왔던 개발하는 보직에 들어오게 되고, 제일 처음 부대에 사무실에 왔을 때 받았던 충격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.
아직 현역이라 보안 규정 상 자세히 서술할 수는 없지만, 첫 3개월동안 받은 느낌은 이러했다.
"위"에서 개발 요청이 내려오는 수직적 구조 + 군대식 문화 = ??????
끔-찍한 혼종이었다... 그래도 개발 환경은 내가 속한 팀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지만, 전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임이 개발 또는 메인테인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인수인계 받아 열어 보았을 때 다시금 멘붕이 왔다.
프로젝트를 전해주는 선임마저 이게 최신 버전인지 잘 모르고, 코드 컨벤션은 그러려니 쳐도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코드 곳곳에 자리한 주석들이었다.
// 후임아 미안하다... 내 능력이 이것 밖에 안되...(심지어 맞춤법도 틀림)
...
// 이 파트는 다른 변수랑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? 모르겠다...
...(아임 그루트)
그 이후에도 몇몇 프로젝트를 맡았지만 같은 문제를 갖고 있지 않는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.
보통 프로젝트들은 SVN 식 VCS를 사용하고 있고, 올라가 있는 것도 놀랍게도 커밋이 1개... 그냥 위에서 어딘가에 올려두라고 하니깐 제일 최근 버전 올려둔 거 같았다. (올려가져 있는 버젼이 운영 중인 버전일 지는 미지수)
가장 큰 어려움은 상용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, 툴, 심지어 라이브러리들까지 들여오기 전 결재를 받고 심의를 받을 후에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었다. 이 점은 군대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였다. 이 파트 외에도 보안 때문에 쓸 수가 없는 놀라운(!) 점들이 많다.
어떻게 하면 이런 것들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, 다른 선임과 같이 맡게 된 프로젝트에서 Git을 도입하면서 점점 물꼬가 트였다.